여행생각

[김해연화사] 금관가야에서 조선의 객사까지,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역사여행 

가야왕국의 중심지였던 김해시는 하늘에서 내려온 김수로왕과 인도에서 건너온 허왕후, 

그리고 5세기 이후 사라진 지배층, 고대 일본의 관계 등 가야왕국의 신비로운 비밀을 가득 품고 있는 도시이다. 

금관가야의 도읍지로 가야의 유적과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도시 김해에서 조선시대 사찰을 만날 수 있는 가볼 만한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연화사이다. 

김해시 동상동에 가면 마치 수반 위에 연꽃이 핀 듯 연못 한가운데 올라앉은 연화사를 만날 수 있다. 

김해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동상시장 칼국수타운과 이웃하고 있어 사찰 관광과 함께 김해 먹방여행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범어사의 말사인 연화사는 김해시 동상동에 있는 사찰이다. 

과거 김해객사 후원지 자리에 세워진 이 사찰은 시내 한가운데 동상시장과 담장을 나란히 하고 있어 산속에 있는 산사와 달리 누구나 쉽게 사찰을 찾을 수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세계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연화사는 김해시가 가야왕궁을 찾기 위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석축과 분청사기, 글이 남아있는 기와 등의 유물이 발견되면서 사찰의 자리가 과거 조선시대 김해객사 후원지(경상남도기념물 제267호)라는 것이 밝혀졌다. 

김해객사는 조선시대 지방관아 부속건물로 중앙이나 다른 지역에서 온 관리들을 대접하기도 하고 관리들이 묵어가기도 했던 일종의 숙소였다. 

연화사 경내에는 가락고도궁허비와 분성대와 연자루의 주춧돌로 추정되는 석물을 비롯하여 석재 2기, 석판 6기, 석불상 2기가 남아 있다. 

가락고도궁허비는 1928년 김해 김씨 후손 김문배가 분성대를 만들고 세운 비이다. 

분성대와 함허정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이 터는 가락국 후기의 왕궁터 혹은 수로왕비의 중궁터로도 전해지며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석탑인 파사석탑을 보관한 호계사와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연자루와 함허정이 세워진 역사성을 가진 장소로 전해진다. 

김해객사 후원지였던 터에 세워진 연화사에는 주위에 있던 비석들을 한자리에 모아두었다. 

연화사 경내로 들어서면 즐비한 비석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중앙에 세워진 7층진신사리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하는 바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부처님 진신사리를 중국에서 가져와 김해 해은사 파사석탑과 3과씩 나눠 봉안했다고 하며 탑의 형식은 인도 남방식 진신사리탑이다.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 연화사 7층사리탑과 연화사 연혁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사리탑에 대한 내용은 불기 2525년에 세운 맞은 편의 연화사 7층사리탑 연혁비에 새겨져 있다. 

연화사는 도심 속에 이런 공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이국적인 모습의 색다른 사찰 풍경을 보여준다. 

호계천의 물을 끌어들여 돌아나가게 하고 정자와 함께 물을 가로질러 다리를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발굴되어 

조선시대 관아 후원의 축조기법을 알려주는 연화사는 연못 위에 2층 구조로 되어 있는 붉은 법당의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못 위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을 만날 수 있다. 법당 안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82호로 지정된 ‘김해연화사목조석기가여래삼존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좌상은 1미터 미만의 작은 불상으로 원래 함양 장수사에 있었던 것이다. 

불상 안에서 발견된 발원문에 의하면 1715년 충옥을 비롯한 4명의 조각승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충옥은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조각승이다. 

이 불상은 조선 후기 지역유파를 대표하는 충옥 작품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연화사 앞마당에는 다양한 석물을 만날 수 있다.  

옛 객사 후원지와 관련된 비석들이 있고 이름 모를 비석들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많은 비석 중에 눈의 띄는 비석으로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객사 후원지에 있던 ‘연자루’라는 누각의 돌기둥이다. 

연자루는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와 함께 조선 3대 누각으로 빼어난 전경으로 유명했다 전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1932년 일제강점기에 헐려 서울 도처로 뜯겨갔다고 한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돌기둥 하나만 보더라도 당시 연자루의 웅장함이 느껴진다. 

연화루에서 동상시장으로 통하는 문 옆에는 연화사의 포교당 역사를 알려주는 '김해읍 포교당 신도유공비'가 서 있다. 

연못 위 붉은 법당에 눈길이 절로 가고 절터의 숨은 역사를 통해 과거를 되짚어 보게 되는 연화사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밑에 조성된 연못에는 연꽃과 함께 물고기들이 춤을 추고 있다. 

조선시대 이곳에서는 작은 배를 띄워 기생과 풍물을 싣고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이것만 보아도 조선시대 관아가 갖추고 있었던 후원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역사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연화사는 가락국시대 금관가야의 김해, 조선시대 김해 객사, 그리고 현재의 김해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화사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김해여객터미널 근처 김해보건소 정류장에서 97, 98번 버스 승차 후 동상동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7분 거리이다. 

동상동행정복지센터 앞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차는 동상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