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동석불상] 자상하고 인자한 석불에 마음을 빼앗기다
안동의 이천동석불상은 태화산 아래에 있는 작은 절, 연미사에 있는 거대한 석불이다.
이 석불은 높이가 12.38미터에 이르고 머리 높이만 해도 2.43미터에 이를 만큼 엄청난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안동에서는 흔히 ‘제비원 석불’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석불은 1963년 보물 제115호로 지정되었다.
이천동석불상은 다른 대불들과 마찬가지로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다는 점과 자연석을 몸체로 쓰고 그 위에 머릿돌을 얹은 점이 특징이다.
거대한 바위에 법의와 손의 형태를 새겨 그대로 불상의 몸체로 쓰고, 그 바위 위에 다른 돌로 머리를 조각해 얹은 형태이다.
얼굴의 눈, 코, 입이 뚜렷하고 근엄한 표정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된 불상으로 유명하다.
이천동석불상은 얼굴의 강한 윤곽이나 세부적 조각 양식으로 보아 11세기 무렵에 제작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손발에 육계가 있고 이마에 백호가 양각되어 있으며, 머리는 거의 파손되어 있지만, 얼굴은 완전한 마애불이다.
미소를 띤 풍만한 얼굴은 긴 눈과 우뚝 솟은 코, 붉게 채색된 두터운 입술과 함께 장중하고 근엄한 인상이다.
삼도가 뚜렷한 목에는 특이하게 연주문을 새겨 장식하였고,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의 법의 주름은 도식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보통 ‘천등산 봉정사’처럼 대부분 터를 잡은 산을 먼저 부르는데, 연미사는 산이 아닌 ‘원’이다.
‘원’이란 고려와 조선시대에 지방으로 출장 가는 관원들을 위해 국가가 설치한 숙박시설을 말하는데, 옛날에 경상도에서 충청도와 경기도로 가려면 안동을 거쳐 소백산맥을 넘어야 했다.
그 길목이었던 이곳에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되었다가 조선시대에 폐사된 연미사라는 절이 있었고,
이 절이 ‘원’으로 사용되어 당시에는 ‘연비원’으로 불리다가 훗날 제비원으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제비원 석불에는 전설이 하나 있다.
예쁘고 착하며 불심이 깊은 연이라는 처녀와 자신밖에 몰랐던 마음씨 나쁜 이웃 마을 김씨 성의 부자 총각의 이야기로,
연이가 죽은 서른여덞이 되던 해 동짓달 스므사흗날 저녁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큰 바위가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연이의 혼이 부처가 되어 지금의 석불로 나타났다고 하는 이야기다.
또 당대 제일의 솜씨를 겨루던 석공 형제의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석불상이 위치한 제비원은 민간신앙의 성지이며 성주의 본향으로 산신의 정기와 부처의 원력이 만나 소원을 이루는 곳으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곳에 가면 많은 사람들의 기이한 행동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마애불의 몸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작은 무언가를 붙이려고 하는데 자세히 보면 작은 홈이나 갈라진 바위 틈새마다 동전을 끼워 놓는 것이다.
아마도 그건 동전이 아니라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일 것이다.
연미사는 사찰로써는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석불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석불상의 얼굴은 늘 자비로운 미소로 인자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멀리서 보면 위풍당당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 때문에 마음에 무거운 짐이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곳을 찾는다.
이천동석불상은 안동을 여행할 때 가볍게 들려 마음을 다스리기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천동석불상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안동터미널입구 근처 안동터미널 정류장에서 56(성창여고)버스를 타고 제비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 13분 거리이다.
주차는 연미사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