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용문사] 청룡 두 마리가 고려 태조 왕건을 사찰로 인도하다 

소백산 끝자락 용문산 품에 안겨 있는 예천 용문사는 고려 태조의 건국신화를 담고 있는 고찰이다. 

870년 신라 경문왕 10년에 두운선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는 용문사에는 이름과 관련해 두 가지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창건자인 두운선사가 소백산 동구에 이르렀을 때 바위 위에서 용이 영접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정벌하러 내려가다 두운선사를 보기 위해 이 사찰에 들렸는데 안개가 자욱해 길을 찾지 못할 때 청룡 두 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했다고 한다. 

또한 예천 용문사가 유명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국보 제328호로 지정된 윤장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윤장대는 내부에 경전을 넣어둔 일종의 경장인 목조경판고로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쌓인다고 한다. 

국난 극복을 염원하며 조성한 것으로 실물로 남아 있는 윤장대는 예천의 용문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룡 두 마리에 대한 전설이 얽혀 있는 아름다운 사찰 용문사는 소백산의 웅장한 산세가 용문사를 둘러싸고 있어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예천읍에서 북쪽으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소백산 기슭에 위치해 있어 산쪽으로 접어들면 맑은 기운이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용문사 일주문에 이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은 새로 난 길이고 오른쪽은 옛날부터 있던 길로 해운루로 향하는데 

운치 있는 산길을 걷고 싶다면 해운루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좋다. 

바위 위에서 청룡 두 마리가 고려 태조 왕건을 사찰로 인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용문사는 

왕건이 후삼국 정벌 중 이 절에 머문 후 936년에 태조가 이 절을 크게 중건하였고, 매년 150석의 쌀을 하사하였다. 

고려시대 수백 명의 승려가 상주하였으며, 여러 차례 외침을 당할 때마다 ‘일만승제 삼만승제’를 올려 국난 극복을 위해 기도하였으며, 규정원으로 승병을 훈련하던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는 승군의 짚신을 짜서 보급했던 호국사찰이었다. 

용문사의 자운루는 용문사의 중심 전각인 대장전과 대향하고 있는 누각으로 박공지붕의 이층 누각집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모였던 회담장이었으며, 승속들이 승병들을 돕기 위해 짚신을 만든 호국의 장소로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69호로 지정되어 있다. 

용문사의 대장전과 윤장대는 <용문사중수비>에 1173년 명종 3년에 자엄대사가 건립하였다고 하는데, 

사적기에는 1670년 현종 11년에 고쳐 수리하였다고 하였으므로 윤장대는 1670년쯤 만들어 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고대 건축물로는 매우 드물게 건립자, 건립시기, 건립목적이 분명한 대장전 내에는 국보인 윤장대 외에도 

보물 제989호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과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있다. 

대장전 안에 모셔진 이 삼존좌상과 그 뒤의 목각 후불탱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특히 평면적이면서도 입체성을 가지고 있는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가히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대장전 불단 앞 좌우에 있는 윤장대는 높이 4.2미터, 둘레 3.5미터 규모의 화려하고 독특한 팔각 정자 모양이다.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는 당시의 불교 경장 건축의 원형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천 특징이 기록과 함께 잘 남아 있으며, 

동아시아 불교문화의 귀중한 자료로 국내 유일이라는 희소성과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청룡 두 마리의 전설을 품고 소백산 자락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용문사는 

웅장한 산세와 함께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윤장대를 비롯해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수많은 세월 국난이 닥칠 때마다 극복의 역사가 담겨 있는 용문사의 예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회전문에서 해운루를 지나 절마당으로 들어서서는 것보다 자운루 밑으로 해서 대장전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사찰로 손꼽히는 용문사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윤장대를 통해 부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보아도 좋다. 

용문사는 대중교통 이용 시 예천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대심리 정류장에서 농어촌 예천-용문 버스를 타고 

용문정류소에서 용문-용문사(시목실.용문사.사부2.두천) 행 버스로 환승한 후 용문사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5분 거리이다. 

주차는 용문사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