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계서원]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조선시대 서원여행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위치해 있는 묵계서원은 보백당 김계행과 응계 옥고를 봉향하는 서원이다.
1687년(숙종 13)에 창건되었고, 1980년 6월 17일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되었다.
보백당 김계행은 성종 때 대제학을 지냈으며, 응계 옥고는 세종 때 사헌부 장령을 지낸 바 있다.
묵계서원은 1869년(고종 6)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후에 강당과 문루인 읍청루, 진덕문, 동재건물 등을 복원하였고 서원 옆에는 후대에 세운 김계행의 신도비와 비각이 있다.
강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기와로 된 팔작지붕 건물로, 가운데 6칸을 마루로 꾸미고 좌우에 방을 들인 중당협실형이다.
서원 왼쪽에는 정면 6칸, 측면 5칸의 ㅁ자형 주사가 있다.
서원 중 다른 건물은 모두 후대에 복원한 것이나, 서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거주하는 주사는 서원이 훼철될 때 헐리지 않고 남은 것이다.
오래된 건물답게 부재를 다룬 수법에 격조가 있어서 자료적으로 가치가 크다.
돌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묵계서원이 보인다.
푸른 하늘 아래 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은 묵계서원의 운치를 한층 더한다.
보통 서원에는 학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는데 묵계서원에는 동재만 있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사라졌다가 복원하면서 강당과 읍청루, 진덕문, 동재, 사당을 복원했다는 설명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서재는 미처 복원하지 못한 듯하다.
진덕문을 지나 들어가면 바로 앞에 읍청루라고 적혀 있는 누각을 마주하게 되는데 위풍당당 위용을 뽐내는 모습에 보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묵계서원 입교당에서 바라보는 읍청루의 모습은 뒤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그 당당함을 뽐내고 있다.
입교당 뒤편에 서원의 제례공간인 청덕사가 있는데,
위패를 모셔두는 제례공간은 대부분 문을 잠궈 놓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멀리에서만 잠깐 바라볼 수 있다.
묵계서원을 조용히 돌다 보면 사방으로 온통 싱그러운 초록의 나무가 우거져 있어 더운 여름 날에도 불구하고 누각에 앉으면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쉬었다 가기 좋은 곳으로 중간중간 포토 존도 마련되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더한다.
묵계서원에는 이곳을 지키듯 서있는 배롱나무들이 멋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배롱나무는 무욕과 청렴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는 나무로 고찰이나 향교, 서원에 주로 많이 심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다 보여주기 때문에 청렴결백을 강조하는 선비정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배롱나무꽃은 백일 동안 붉다고 해서 백일홍이라 불리기도 한다.
조용히 휴식하기 좋은 묵계서원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자연 풍경에 빠져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잠깐이나마 역사 속으로 들어가 당시의 향수를 느껴 볼 수 있고, 우리 조상의 흔적을 되짚어 보면 의미를 찾는 역사여행을 떠나보아도 좋은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묵계서원에서 조선시대로 타임슬림 해보는 것도 안동에서 남기는 색다른 추억이 된다.
언덕에 자리잡은 묵계서원은 오래된 느낌이 그대로 남겨져 있어 삶의 흔적을 느끼며 조용히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차 한잔 들고 천천히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사계절 내내 다른 풍광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우비가 흩뿌리며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와 읍청루 뒤편 자갈밭에 떨어지는 빗소리,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빛처럼 진한 향기를 머금고 있는 백일홍을 보며
잠깐의 여유를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묵계서원으로 가면 된다.
묵계서원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안동터미널에서 628(교보생명)번 버스를 타고
길안 정류장에서 하차 후 다시 628(송사, 대사,송사)번 버스로 환승해 묵계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 5분 거리이다.
주차는 서원 옆에 있는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