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우수영문화마을] 지붕 없는 미술관, 마을 아트가 되다 

우수영문화마을은 둘러볼 곳 많은 아지자기한 시골마을이다.

이순신 장군이 해남 우수영과 진도 녹진 사이 명량해협으로 알려진 올돌목의 지형을 이용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격파한 명량대첩의 역사가 살아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영화 <명량>을 통해 전라 우수영이 다시 한번 재조명되면서, 우수영 일원은 문화관광체육부의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와 예술로 새롭게 조성되면서 우수영문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났다. 

우수영문화마을은 1970년대 이후 면사무소, 우체국 등의 관공서와 초등학교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되었고 한때 폐촌 위기에 처했었다.

2015~2016년에 걸쳐 마을주민들이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 나서 다양한 벽화를 비롯해 아트카페, 생활사박물관, 강강술래 아트로드, 시(詩) 조형물 등을 설치하면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공간문화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가볼 만한 문화마을로 성장했다. 

 

 

우수영문화마을의 골목은 회화, 조작, 영상미디어, 설치, 공예, 조형 작품 등 다양한 갤러리와 예술 카페까지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것이다.

마을의 쇠퇴로 비어 있던 빈집을 활용해 우수영마을의 오래된 이야기와 물건들은 작품으로 만들어졌고, 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인 강강술래를 도벽으로 연출해 공방도 만들었다.

 

 

 

작은 골목길을 두고 10개의 마을로 이뤄져 있는 우수영문화마을 골목길에는 소소하지만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어 걷다 보면 주춤주춤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눈을 크게 뜨고 골목을 누비며 새롭게 조성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이 마을은 낡은 담장에 예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에서 빼놓지 않고 찾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이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정재카페다. ‘정재’란 전라남도 사투리로 부엌을 말한다.

오래전 우수영을 왕래하던 뱃사람들의 휴식처였던 옛 제일여관의 부엌을 이색 카페로 개조해 관광객들의 쉼터로 만들어졌다.

카페는 허름해 보이지만 옛날 부엌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이색적인 볼거리로 손색이 없다.

또한 제일여관의 내실은 옛 ‘국민학교’ 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 관람객들의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을 걷다 보면 골목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날 수 있다.

면립상회'를 비롯해 '강강술래' 등 다채로운 체험 커뮤니티 공간과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만화책에 담은 '만화 갤러리',

주민들의 사진과 영상을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소울 아카이브관' 등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이색 문화공간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골목길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도 볼 만하다.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 바로 '물긷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벽화다.

이 그림은 과거 해남을 기억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 시절의 아련한 모습을 표현해 놓았는데, 물이 귀하던 시절 물을 길어 나르던 어린이들의 모습을 벽화에 담았다.

 

 

 

골목길 벽화 중 ‘수군 332명의 이야기'는 일본군에 비해 열세인 극악의 상황 속에서도 조선을 지켜낸 332명의 장수들을 기억하고자 만든 작품이다.

또한 '올돌목, 바다가 울다'라는 벽화는 울돌목에 있는 동상을 그렸는데 갑옷 대신 도포를, 칼 대신 지도를 들고 바다를 바라보며 고뇌하는 이순신의 모습을 통해

다른 동상과 차별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골목길 벽화 조성을 비롯해 빈집과 빈점포들을 활용한 전시관과 카페, 아트샵 등도 눈길을 끈다.

특히 ‘면립상회’는 과거 상가였다가 집이기도 했던 공간의 역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1440년 군사 주둔지에 수영이 설치되면서 인구가 늘고 남문을 중심으로 시장 거리가 형성되면서 선착장의 번화가였던 흔적을 모아두었다.

또한 일제 강점기 시절, 목화재배와 포목판매가 주를 이뤘던 시기를 콘셉트로 잡아 목화에서 실이 나오는 과정을 담은 실의 방, 천과 바느질 도구, 다라미, 옷이 있는 방으로 꾸며져 있고

또한 마을 주민들의 그 시절 흑백사진들이 한쪽 벽을 채우고 있다.

 

 

 

요즘은 부동산이라고 불리는 복덕방은 예전 현대부동산이 있던 자리다.

'복덕방'은 현대부동산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복원하여 마을안내소로 복원했다.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예술적으로 시각화하여 관람객과 마을사람들 간의 재미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 곳으로

흥미로운 것은 500원을 놓으면 마을사람들의 덕담이 담긴 종이를 뽑을 수 있는 덕담자판기다.

또한 금두꺼비 머리를 쓰다듬으면 모니터에 미리 저장된 마을주민들의 덕담이 랜덤으로 나온다.

이처럼 ‘복덕방’은 관람객들이 쉬어 가는 곳이자 직접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에는 공동체마을가꾸기 사업이 진행되면서 쌈지공원도 조성되었다.

쌈지공원 역시 아기자기하고 멋스럽고 잘 꾸며져 있으며, 포토 존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길을 걸으며 지루할 틈 없이 사진찍기 정신이 없다.

또한 폐교된 우수영 초등학교에는 아트캠프를 조성하는 등 추억을 소환하는 스토리텔링 작품들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 공존하고 있다.

 

 

 

우수영은 조선시대 전라우도수군의 본영으로 약 500년 동안 서해와 남해를 지켜온 성지이며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판옥선을 이끌고 우수영 민초들과 함께 무려 133척의 일본군을 대파했던 명랑대첩의 현장이다.

명랑대첩의 신화는 매년 가을이면 우수영에서 재현되고 있다.

또한 우수영문화마을에서 가면 우수영문화마을 한가운데 높다란 바위 언덕에 무소유로 널리 알려진 법정스님의 생가터도 볼 수 있으며

명량대첩비, 충무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충무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충무사에 가면 보물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는 해남 명량대첩비도 볼 수 있다.

명량대첩비는 1597년 9월 16일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133척의 왜적함선을 불과 13척의 배로 크게 무찌른 명량대첩의 내용을 기록한 비석이다.

이 비는 국가의 큰 재난이나 위기 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이는 이순신 장군의 충절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2021년 9월 울돌목스카이워크, 명랑해상케이블카 등이 개통돼 올둘목 호오리 바다의 ‘웅웅’거리는 위용을 느낄 수 있고

하늘에서는 소용돌이치는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 현재 우수영문화마을의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함께 연계 관광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해남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331번 승차 후 문내면사무소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6분 거리이다.

자차 이용 시 주차는 우수영문화마을 입구에 있는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