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황룡사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찰, 눈을 감고 마음으로 본다 

경주는 신라시대 찬란한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한반도의 ‘지붕 없는 박물관’ 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첨성대, 대릉원과 천마총, 불국사, 동궁과 월지, 포석정, 감은사 등 다양한 문화유적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유적들이 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고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아름답고 고귀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연있는 역사를 가진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황용사지다.

 이곳은 경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추천하는 유명한 관광명소이다. 

경주시 구황동에 자리잡고 있는 황룡사지는 이름 그대로 황용사가 있던 터를 말한다. 

황룡사는 신라 진흥왕 때에 착공하여 선덕여왕 14년(645)에 완성한 것으로, 신라 호국 신앙의 중심이 되는 장소였다. 

하지만, 고려 고종 때에 몽골군의 침입으로 소실되어 안타깝게도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황룡사는 볼 수 없지만 대신 드넓은 잔디밭이 선물해주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곳이기도 하고 역사가 깊은 장소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넓은 잔디밭으로 조성되어 있는 황룡사지는 돌출된 상태로 초석들이 박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곽에는 발굴된 수많은 석물들이 모여 있다. 

인도에서 보내온 구리와 황금으로 완성하였다는 ‘금동삼존장륙상’은 조선시대까지 이곳에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무게를 지탱하는 받침대만 남아 있어 그 또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찰이 있었던 터만 봐도 황룡사가 얼마나 큰 사찰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거대한 크기를 짐작할 수 밖에 없어 많은 사람들이 더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갈대가 무성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계절마다 찾아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드넓게 펼쳐진 황룡사지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눈으로 건물과 목탑을 하나씩 세워보게 된다. 

황룡사는 눈 대신 마음으로 봐야 하는 사찰이다. 

황룡사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유일한 유물은 ‘치미’인데, 이 치미는 기와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끝을 장식하였던 조각이다. 

조각인데도, 1미터가 넘는 크기를 자랑해 어마어마한 규모와 화려한 장식으로 찬란하였던 황룡사의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황룡사지에 가면 황룡사9층목탑의 심초석을 볼 수 있다.

 심초석이란, 목탑의 중심을 잡는 기둥을 세울 때 하단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초석이다.

 그 뒤로 우물의 흔적도 만나볼 수 있다. 황룡사는 위엄 넘치는 규모만큼이나 우물도 상당히 큰 편이다. 

황룡사지에 있는 유물을 더 찾아보기 위해 1976년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이곳에서 금동불입상, 풍탁, 금동귀걸이, 각종 유리 등 무려 4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지금도 땅속에선 어떤 유물이 발굴을 기다리며 숨어 있을지 모른다. 

황룡사지 서쪽편으로 역사문화관도 자리 잡고 있다. 

황룡사를 직접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역사문화관을 이용하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 

황룡사 복원이 완공될 때까지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적을 재현함과 동시에 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신라시대 최대 호국사찰의 장엄한 모습을 대신 보여주는 곳이다. 

7세 미만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황룡사9층목탑의 위용에 압도 당한다. 

10분의 1모형으로 만들어진 것인데도 그 크기가 엄청나게 크다. 

실제 모습은 얼마나 장대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역사문화관 1층은 전통건축의 기단을 형상화했고, 

2층은 전통한옥요소로 표현해서 천년고도 경주의 이미지를 역사문화관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고건축실은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황룡사9층목탑 찰주본기, 치미 등의 복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또, 건립 당시의 건축구조와 토목공법을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모니터를 통해서 직접 건축, 토목 공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내부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역사 교육 여행으로 경주를 방문한다면 이곳은 꼭 들려봐야 한다. 

2층 전시장 한가운데엔 은은한 조명 아래 빛을 발하는 인상적인 ‘불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불두는 1982년에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불두 조각 뒤통수 아주 작은 조각 덕분에 복원될 수 있었다. 

이 조각을 복원한 불두에 붙여 놓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역사문화관 내에 포토 체험 존도 마련되어 있고 3D입체영상관도 준비되어 있다. 

입체영상관에서는 황룡사9층목탑이 설립된 배경, 몽고족에 의해 불에 탄 가슴 아픈 이야기까지 3D영상으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10시부터 매 정시에 15분동안 상영하며, 마지막 상영은 5시이다. 

황룡사지의 가슴 아프지만 깊은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역사문화관에는 카페테리아, 수유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 관광객들도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황룡사지 바로 앞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렇게 크지 않다. 

10대 이상은 주차가 어려우니 가기 전에 미리 참고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 이용 시 경주역에서 10번, 100번, 100-1번 버스로 약 20분이 소요되며, 

경고사거리에서 하차하면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야 황룡사지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