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구월도매시장] 큰손 사장님들 도매로 모십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시장의 개념은 소시민들이 하루이틀 먹을 찬거리나 생필품을 구입하러 가는 공간이다. 

소매상은 상인이 물건을 사들인 후 소비자에게 되파는 형태로 거래되는데, 이렇게 소매상이 물건을 들여오는 곳이 바로 도매상이다. 

물건을 낱개로 팔지 않고 대단위 묶음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인천 남동구에 이렇게 도매 물건을 취급하는 시장이 바로 구월도매시장이다. 

인천터미널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구월도매시장에 들어서면 보통의 시장 같지 않은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뭐든지 박스 단위로 포장되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손수레나 트럭 화물칸 가득 박스떼기 물건들이 실려 있는 모습이

 구월도매시장에서는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일반인의 눈으로는 생경할 법도 하다. 

도매시장이라는 명칭 그대로 이곳에서는 물건의 거래가 대단위로 이뤄진다.

 일반 마트에서는 5킬로, 3킬로 혹은 한 번 지을 양만큼만 소분해서 판매하는 것이 인기인데 구월도매시장에서는 10킬로 포대 쌀이 가장 작은 단위다. 

포대 째로 가져다 놓고 필요한 만큼만 퍼다가 구입할 수 있는 잡곡 같은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이상 여간해서는 보기 힘든 대용량 식료품 통도 지천으로 쌓여 있다. 

된장, 고추장, 식용유 등이 큼직한 통에 담겨 있는데, 한 통에 14킬로가 담겨 있다. 

양조간장이나 까나리, 멸치 액젓류도 생수통 만하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소용량 식품들도 취급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도매시장의 주종목은 아니다. 

구월도매시장은 소비자나 관광객보다는 요식업 등의 업소와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달걀을 팔아도 30알짜리 판을 5개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엄두도 못 내거니와 필요도 없는 수량이다. 

일반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은 냉동고에 있다.

 각종 레토르트 식품이 즐비한데, 집집마다 에어프라이기가 보편화 되어 있다 보니, 식당에서 먹었던 꼭 그 맛을 구현해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구월도매시장은 1992년 처음 개설되어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그 역사를 증명하듯 건어물직매장의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고객들이 맞이해온 상인은 지금도 변함 없이 김, 미역, 북어포 등의 건어물을 내놓고 있다. 

김장철이면 염장 젓갈이며 액젓류도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어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축산물 가게도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포장하여 판매한다. 

생고기가 아닌 가공육의 경우에는 원산지나 부위, 가격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을 골라 담으면 된다. 

푹푹 고아 사골을 우려낼 뼈 같은 경우는 한 솥 모두 진국으로 끓여낼 수 있는 대용량이다. 

수산물 도매상가도 위치하고 있다. 

홍합이면 홍합, 꼬막이면 꼬막, 굴이면 굴. 제철을 맞은 어패류를 한 망 단위로 판매한다. 

단체급식을 준비하는 기관의 발걸음이 잦다. 기왕에 구월도매시장을 둘러볼 생각이라면 이른 오전이 좋다.

 빠르면 오전 4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4~5시가 되면 파장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시장의 활력을 느끼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음료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은 압도적이다. 

소포장을 묶어 중간 단위로, 중간포장을 묶어 대용량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지게차가 아니면 들어올리지도 못 할 정도이다. 

캔, 페트 할 것 같이 모두 그렇다. 

심지어 커피믹스의 경우는 280개입 소박스가 4개 든 커다란 박스로만 판매하고 있다. 

일상용품도 마찬가지다.

 빨래 세제나 세척제뿐 아니라 라면이나 국간장도 대용량이다. 

시장 초입 골목을 지키고 선 식기 가게도 영업용 대용량 냄비와 보관함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김장용 고무그릇이나 손잡이가 달린 다용도 보관함도 필요하다면 이 곳에서 구입해가는 것이 저렴하다. 

구월도매시장은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역 2번 출구에서 도보 9분 거리이다. 

그리고 예술회관역 6번 출구에서는 도보 12분이 소요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농산물도매시장(39-193)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차는 구월도매시장 공영주차장 건물을 이용하면 되는데, 주차요금은 30분당 400원이며 전일 주차는 4,000원으로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