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사] 마음의 평온을 안겨주는 산사의 휴식
심곡사는 익산시 낭산면 낭산리 미륵사 기슭 깊은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신라 문성왕(839~857) 때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19세기 초 허주가 중건하였고 그 후 대웅전을 해체 중수하고 1997년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미륵불상을 조성했다.
미륵불은 불교의 미래불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 56억 7000만년이 지나면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님이다.
미륵불의 세상은 이상적인 국토로 유리처럼 맑고 깨끗할 뿐만 아니라 언제나 꽃과 향으로 뒤덮여 있는 곳이다.
미륵불의 염원은 중생이 가지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업장과 번뇌를 끊고 자비와 사랑을 실현해 이상세계인 미륵불이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륵신앙은 과거 삼국시대부터 널리 전파되어 왔다. 미륵신앙이 녹아 있는 심곡사는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길이 잘 되어 있어 방문하기 아주 좋다.
가는 길은 고즈넉하고 오붓해 상념에 빠져 산책하기 좋고 새소리,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심곡사 절 입구에는 ‘떡목공연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구한말 심곡사 인근에서 태어나 근세 5명창 중 한 명으로 우뚝 선 정정렬 명창의 득음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12년에 건립됐다.
정정렬 명창은 소리꾼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인 ‘떡목(판소리에서 고음부 음역이 좋지 않아 자유로운 소리 표현이 안 되고 소리가 심하게 거친 목)’을 타고 났으나,
심곡사에서 피를 토하는 수련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한다.
공연장이라는 것이 사찰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을 산들바람을 따라 지친 마음을 달래줄 산사음악회를 생각하면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다.
심곡사에서는 매년 9월 둘째 주에 ‘가을이 오는 소리’를 주제로 산사음악회가 진행된다.
발걸음을 재촉해 조금 더 올라가 보제루를 지나면 대웅전과 칠층석탑이 바로 눈에 보인다. 보제루는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심곡사에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칠층석탑, 삼성각, 범종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대웅전 내부에는 아미타삼존불상이 있고 명부전에는 지장보살좌상이 있다.
2012년 심곡사의 칠층석탑 수리과정에서 금동불살과 금동칠존좌상이 나왔으며 현재 국립 전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대웅전은 전북문화재자료 제87호이며 목조삼존불좌상은 전북문화재자료 제152호, 지장보살좌상은 전북유형문화재 제191호이다.
1890년에 지워진 명부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건물이다.
지장보살, 무독귀왕, 도명존자 삼존상과 26구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절 마당 한 켠에는 범종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아침 저녁 산사를 뒤흔드는 깊고 은은한 소리가 울펴 퍼져 번뇌에 휩싸인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준다.
미륵산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16나한상을 만날 수 있다.
16나한은 석가모니의 제자로 석가모니가 열반한 뒤 미륵불이 오기 전까지 세상을 수호하는 분으로 자비와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또한 나한전에서 50미터정도 더 올라가면 마애여래불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기도운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민으로 복잡한 마음을 잠재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사유의 시간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심곡사는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는 산사의 휴식을 즐기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심곡사는 대중교통 이용 시 익산역(3080002) 버스 정류장에서 39번(김내과.삼기.강경) 시내버스 승차 후 외성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주차는 심곡사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