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생각

[학림사] 수락산이 품은 정갈하고 웅장한 천년고찰 

서울 노원구는 지하철 4.7호선이 지나는 곳으로 노원역 일대는 하루 유동인구만 50만 명에 이른다.

 대학로에 버금가는 규모로 노원문화의 거리 일대는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거리로 변신해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특히 노원역은 그냥 지나쳐가는 곳이 아니라, 노원문화거리와 함께 문화를 즐기고 느끼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을 만큼 화려하다. 

노원문화의 거리에는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춘 야외무대를 설치해 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고, 공연을 원하는 주민들은 누구나 무대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노원구에는 노원문화의 거리 못지않게 생명이 숨 쉬는 서울의 대표 명산으로 유명한 수락산과 불암산이 자리잡고 있어 연일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그곳에 수락산이 품은 정갈하고 웅장한 천년고찰 학림사가 자리하고 있다. 

수락산은 교통이 편리하고 산길이 험하지 않아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수락산을 찾았다면 자연스럽게 수락산이 품고 있는 사찰 학림사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다. 

학림사는 수락산 남쪽 도솔봉에서 귀임봉으로 이어지는 7부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11년(671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고려말 공민왕 때 나옹화상 혜근이 이 절에서 수도한 것으로 전해지는 아주 유명한 사찰이다.  

이정표를 따라 숲길을 걸어 올라가면 학림사에서 약사전을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숲 계단을 오르면 아담한 전각 안에 석조약사여래좌상 석불이 봉안되어 있다. 

이는 서울문화재자료 제32호로 신체에 비해 머리가 상당히 크고, 배 아랫부분은 지나치게 작게 처리되어 윗도리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하나의 특징은 대좌 연꽃 모양이 석불보다 규모가 더 크고, 꽃잎이 위로 향한 앙련과 아래로 향한 복련이 조각되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림사는 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다가 1624년 인조 2년에 무공화상이 중수하였다.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는 나한신앙을 중심신앙으로 하는 도량으로 유명하다. 

현존하는 학림사 전각으로는 대웅전과 오백나한전, 삼성각, 약사전, 요사채 등이 있다. 

학림사는 해탈문에서부터 대웅전으로 이어진 108계단을 올라야 한다. 

숨이 턱까지 찼을 때쯤 도착하게 되는 학림사는 계단 끝에 오르면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학림사 108계단에는 4쌍의 귀여운 원숭이 조각이 있다. 

두손으로 입을 가린 원숭이부터 시작해서 눈을 가린 원숭이, 귀를 막는 원숭이, 끝으로 두 손을 번쩍 들며 만세를 외치는 원숭이까지 모습이 다양하다. 

원숭이 조각상을 발견하는 순간 발길을 멈추고 동작을 따라하게 된다.

혜탈문을 지나 높은 계단을 오르면 정면 5칸, 측면 3칸, 누각형 팔작지붕 모양의 청학루를 만날 수 있다. 

건물 통로 양쪽은 사무실과 찻집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2층은 설법전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2층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면 불암산의 모습이 두 눈에 가득 들어올 정도로 조망이 좋다.  

청학루 앞에는 4명의 동자승을 품에 앉은 뚱뚱하고 푸짐한 인상의 포대화상이 연꽂대좌 위에 앉아 있다. 

복덕원만한 인상을 지닌 그는 많은 절에서 불 수 있는데, 웃음과 정으로 가득한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학림사’라는 이름은 절이 위치한 주위의 산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인 ‘학지포란’ 형국과 비슷하다고 하여 유래되었다. 

학이 알을 품은 지세라 그런지 사찰에 머물면 포근함이 느껴진다. 

시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있어 이곳은 시민들이나 여행객들이 쉽게 찾아와 마음을 정리하거나 복잡한 머리를 가다듬고 싶을 때 찾기 좋은 곳으로 사랑받고 있는 도심 속 사찰이다. 

아름다운 산세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고 있는 학림사 범종과 전각 벽에 그려져 있는 귀여운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 사찰의 창건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원효대사와 의상대사다. 

전국 곳곳에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절은 무려 200여사암이 넘는다. 원효대사는 뛰어난 민족의 성인이요, 각지를 돌며 많은 백성을 교화시킨 스승이었으므로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서울 근교에 있는 청평사, 회암사 등지에서 수행, 정진하면서 여러 곳에 나아가 교화 활동을 펼쳤는데 이곳 학림사도 그중 하나였다. 

대웅전은 경사면에 터를 다듬어 건물을 세웠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건물 내부에는 단층의 닷집을 설치하여 신라 말엽에 조성된 청동석가여래상을 모시고 소형 아미타여래와 탄생불을 봉안하였다. 

또한 석가여래후불탱화와 1985년에 조성한 지장탱화, 신중, 탱화가 좌우에 있다.

 수락산의 서기가 기왓장마다 가득 깃들여진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이 아름다운 학림사는 특히 이곳에서 보는 일출이 장관을 이루어 노원 9경으로 꼽힐 정도다. 

대웅전 불단에 모셔진 석가3존불 가운데 석가불은 신라 후기 혹은 고려 초기에 조성돤 것으로 보이는 청동석가여래좌상이다. 

석가여래좌상 옆으로 후불탱화, 천불탱화, 신장탱화, 지장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불자가 아니더라도 저절로 기도를 드리게 된다. 

나한도량을 자처하는 절답게 대웅전 아래 우측에는 오백나한을 모신 오백나한전을 두었다. 

좌우로 16나한상이, 그 뒤로 작은 크기의 5백나한을 빼곡히 배치해 놓았다. 

학림사 경내 서쪽에 서 있는 석조미륵불입상은 온화한 표정을 지닌 석불로 연화대좌 위에 우뚝 서 있으며 머리 위로 보관을 쓰고 있는데 그 생김새가 옥개석과 상륜부를 갖춘 석탑과 같다. 

학림사 경내는 학이 알을 품은 듯 아늑함이 느껴지는데, 예로부터 학터에서 공부하면 스님을 환연개오하고, 일반인은 장원급제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학림사에서 고시 공부를 하여 판검사 된 이가 많다고 전하다. 

또한 조선시대 약사불을 모신 학림사 약사전은 기도하면 병이 낫고 소원이 성취되는 영험이 깊다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학림사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선물할 수 있는 도심과 가까운 사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서울의 가볼 만한 사찰 중 하나이다.  

학림사는 대중교통으로 이용 시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4호선 당고개 방면 지하철을 타고 당고개역 4번 출구로 나가면 도보 20분 거리이다. 

주차는 학림사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