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리구층석탑] 극락세계를 꿈꾸는 벌판 위에 우뚝 선 탑
충남 청양군 정산면 서정리에 위치하고 있는 서정리구층석탑은 높이 6미터의 높은 고려시대 석탑이다.
고려시대 초에는 비교적 균형 잡힌 거탑들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 탑도 그 중의 하나다.
고려시대에는 삼층이 아닌 다층탑이 많이 세워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오대산 월정사의 화려한 팔각구층석탑이 있다.
보물 제18호로 지정되어 있는 서정리구층석탑 역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9층이라는 점에서 매우 희귀한 탑으로 꼽히고 있다.
고려시대 세운 다층석탑은 대부분 백제의 옛 땅에 살던 고려인들이었다.
청양에 있는 서정리구층석탑은 서정리 논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벌판에 우뚝 서 있는 이 탑 부근에 고려시대 옛 백곡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해내려 오지만, 주위에 기와조각 등이 흩어져 있을 뿐 다른 유물들은 찾아볼 수 없다.
먼 옛날 서정리구충석탑은 청양문화의 중심지였다.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시대 가장 큰 명절은 연등회였다.
당시 연등회가 열리면 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을 것이고, 사람들은 앞다투어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때문에 서정리구층석탑이 자리한 정산면 사람들은 지금도 새해가 되면 높이 6미터의 우뚝한 석탑 앞에 모여 제를 올리고 마음을 모아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고 있다.
서정리구층석탑은 2단의 기단 위에 9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을 하고 있다.
아래층 기단에는 안상을 돌려 새겼는데, 바닥선이 꽃모양으로 솟아올라 있어 고려시대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위층 기단에는 네 모서리와 면의 가운데 기둥 모양을 새겼으며 그 위로 알맞은 두께의 돌을 덮어 안정된 모양새를 띠고 있다.
탑신 1층이 큰 점이 특징으로 2층부터 높이가 뚜렷하게 줄어 들지만 넓이는 크게 좁아지지 않아 우아한 탑의 모양을 하고 있다.
탑신은 전체적으로 크게 느껴지지 않고 굵직한 느낌이 든다.
옥개석은 옥신에 비해 작게 만들어졌으며 묵직하다.
석탑의 형식은 기단 구조에서 전체적으로 통일신라의 모습이 남아 있으며, 안상의 형태나 옥개석의 모형을 보면 고려 초에 만들어진 석탑 특징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서정리구충석탑 앞에는 정산면이 자랑하는 백련지가 있는데, 여름에 백련이 만개하면 구층석탑은 마치 연화좌 위에 둥둥 떠 있는 극락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서정리구층석탑은 대중교통 이용 시 청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정산면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정산합동정류소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차는 탑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